▷더불어민주당의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의 ‘부엉이 모임’이 화제다. 2012년 대선 패배 이후에도 ‘담쟁이’란 이름 아래 모이곤 했던 친문 인사들이 2016년 총선 이후 ‘부엉이’로 이름을 바꾸고 이제는 달(moon·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은밀히 만나고 있다. ‘부엉이’를 작명한 사람 역시 도 장관이라고 한다. ‘대통령의 친위조직’을 연상케 하는 자기들끼리 모임을 만든 모습은 불과 2년 전 친박(親朴) 원박(原朴) 신박(新朴) 하며 열을 올리다 ‘진박(眞朴) 감별사’까지 등장한 옛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의 정치는 ‘우상과 팬덤’의 시대가 됐다. 노빠, 문빠, 박빠…. 정치적 팬덤은 자신들의 리더에 대한 과잉 숭배와 경쟁자에 대한 무한 적개심으로 표출되곤 한다. 숭배와 증오는 동전의 양면이다. 가뜩이나 친문 진영의 폐쇄성과 독단에 대한 우려가 정치권에 팽배하다. 부엉이 모임 멤버들은 ‘친목 모임’이라고 항변하지만 특정 계파의 인사들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폐쇄적인 모임으로 비칠 뿐이다.
길진균 논설위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