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책처 ‘향후 5년간 효과’분석 국내외 일자리 1만6000개 사라져, “美中 무역전쟁 격화땐 더 큰 피해”
한국의 철강, 세탁기, 태양광전지에 대한 미국의 수입 규제로 향후 5년간 한국이 수출에서 2조6000억 원의 손실을 입고, 일자리 1만6000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자동차 등으로 확대되고 미중 무역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5일 ‘한국에 대한 미국 수입규제조치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미국이 한국산 철강 수입 쿼터를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설정함에 따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2억4000만 달러(약 1조3336억 원)의 수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보고서는 1월 미국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한 세탁기와 태양광전지의 수출 손실액도 각각 3년간 7억6000만 달러(약 8109억 원), 4년간 4억7000만 달러(약 505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되는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세계 교역량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 분쟁이 확산돼 미·중·유럽연합(EU)이 각각 관세를 10%포인트씩 인상하면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액은 367억 달러(약 41조 원·총수출의 6.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동진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자동차 등으로 수입 규제 조치가 확대될 경우 수출 손실액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