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단독]드루킹 특검, 킹크랩 서버 구축 ‘트렐로’ 조사

입력 | 2018-07-06 03:00:00

삭제된 자료-여론조작 규모 추궁
경공모 텔레그램 대화방 10여개… 수사 앞두고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5일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서 ‘킹크랩’(댓글 여론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작업에 관여했던 ‘트렐로’(온라인 닉네임) 강모 씨(47)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강 씨는 ‘드루킹’ 김동원 씨(49·수감 중)가 만든 경공모 내에서 킹크랩의 서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강 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는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이번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경찰이 수사 단계에서 킹크랩의 존재를 알았을 때 이미 킹크랩 서버에 주요 기록이나 자료들은 삭제된 상태였다고 한다. 특검팀은 강 씨를 상대로 없앤 자료가 어떤 것인지, 댓글 여론 조작 작업은 대선 전후로 언제까지 어느 규모로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정보 분석)을 통해 삭제된 자료 복원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킹크랩 서버뿐만 아니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하드디스크와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 김 씨와 같은 주요 피고인들 휴대전화의 대화방 기록 등이 대상이다.

현재 특검 포렌식팀이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텔레그램 대화방은 ‘행복방’, ‘밤나들이 가즈아’, ‘l ㅢ’, ‘KKM스텝’, ‘엘름트리’ 등 10여 개다. 이들 대화방엔 경찰 수사를 앞두고 증거를 없애려고 한 정황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솔본아르타’ 양모 씨(34·수감 중)는 텔레그램 메신저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 양 씨는 한 경공모 회원에게 “USB메모리를 변기에 버리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서유기’ 박모 씨(30·수감 중)는 3월 21일 경찰의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김 씨와 양 씨에게 우모 씨(32·수감 중) 등이 긴급 체포된 뒤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 당시 박 씨도 산채에 있었지만 체포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박 씨와 양 씨도 소환해 증거 인멸 경위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 업체의 본사도 압수수색해 뉴스 서비스 자료가 담긴 서버 등을 확보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김 씨 등이 추가 댓글 여론 조작 작업을 한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정성택 neone@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