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서울 대학가서 석달간 20명 피해… 경찰, 30대 공연음란 혐의 입건
“저기요. 여기 좀 보세요.”
지난달 4일 오전 2시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골목에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골목길을 지나던 조모 씨(20·여)가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 남성이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조 씨는 남성을 쳐다보다 깜짝 놀랐다. 바지를 내린 채 왼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잡고 있던 것이다.
비슷한 피해는 이미 올 3월부터 발생했다. 초기에는 성북구 원룸촌 주변에서 발생한 피해가 많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 남성을 ‘국민대 오토바리맨’(오토바이+바바리맨)으로 불렀다. 국민대 여대생이 거주하는 기숙사와 원룸촌을 중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탓이다.
경찰 조사 결과 올 3월부터 6월 초까지 약 3개월에 걸쳐 20명의 여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성 씨는 경찰에서 “성적 욕구를 충족하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검거 직후 성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적 충격과 공포감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많다. 여죄를 파악해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