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예정된 관세부과 시점 늦춰, “美가 조치 취하면 즉시반격 제압” 각국에 “보호무역 공동대응” 촉구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관세 부과 조치를 취하진 않겠다며 세계 각국에 “중국과 함께 공동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6일로 예정된 상호 25% 관세 부과 조치를 하루 앞두고 중국과 미국 간 12시간 시차 때문에 중국이 먼저 미국에 관세 공격을 할 상황에 놓이자 명분을 잃을 것을 우려한 중국이 관세 부과 시점을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절대 먼저 총을 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관세 부과 조치를 하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반격, 제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글로벌 산업 체인에 대한 공격이고 한마디로 미국이 전 세계를 향해 개전(開戰)한 것”이라며 “중국은 각국이 함께 행동하고 결연히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해 세계 인민의 공통 이익을 수호하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또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방망이를 들고 사방에 협박하는 무역 패권주의이자 시대 조류에 역행한다”며 “중국은 위협과 공갈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도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한다면 (우리도)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일단 미국이 예고한 관세 부과 시점인 6일 낮 12시(현지 시간·미국 동부 시간 6일 0시)까지 지켜본 뒤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도 상호 관세 부과를 하루 앞둔 이날 대미 비판에 가세했다. 루캉(陸慷) 대변인은 “현재의 미중 마찰은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 국가가 정당한 이익을 침해받으면 권익을 지킬 권리가 있다. 확실히 말하건대 미국은 (이런) 중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내부 결속도 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마지노선을 강화해 중국의 굴기가 어떠한 외부 충격을 받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