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통적 외교방식에 참모들 곤혹 트뤼도 등에 휴대폰 번호 알려주고 푸틴에 대북 대응방안 자문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미-러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일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의 비정통적인 외교 방식에 대한 백악관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6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 자신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몇몇 국가 정상들에게 알려줬다. 지난해 4월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개인적으로 통화를 해 백악관 참모들을 놀라게 했다. 캐나다 측에서 두 정상 간 통화 사실을 알리며 대화 요약본을 공개할 때까지 백악관 참모들은 통화 사실을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억에 의존해 통화 내용을 복기하고 “우호적인 통화였다”는 간결한 성명만 내놓았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른 정상들과 통화할 땐 연방기록법에 따라 관계자를 배석한 상태에서 상황실에서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영국, 독일 등 우방국 정상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기도 하며 대화를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나긋한 태도를 보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푸틴 대통령과 통화 때 “북한에 대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며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WP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미-러 양국이 파트너라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진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백악관 일각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