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가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을 합리적 수준으로 결정하고 사업별로 구분해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경제 6단체는 “올해 적용된 최저임금 인상액(1060원)이 역대 최대인 가운데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높게 인상되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경제 6단체가 공동 성명을 낸 것은 2016년 6월 맞춤형 보육제도 이행을 촉구한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경제 6단체는 사용자 측 의견을 제시한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기업 규모나 성격 등 저마다 이익을 대변하는 주체가 달라 웬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현 정부에서 전경련이 국정 농단의 ‘적폐’로 낙인찍히면서부터는 입장 표명도 자제해왔다. 이런 경제단체들이 이례적으로 한데 뭉쳤다는 것은 그만큼 최저임금 문제가 절박하다는 의미다. 재계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안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14일 결정되는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사측이 7530원 동결을 주장한 반면에 노동계는 올해보다 43.3% 오른 1만790원을 요구하고 있다. 비록 첫 제시안이라지만 노동계 욕심은 지나치다 못해 후안무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 것만으로도 음식·숙박·도소매업 분야에서 해고와 폐업이 이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판국이다. 그런데도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로 조정된 임금까지 보전해 달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과속에 제동을 거는 것만큼이나 절실한 것이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영향은 업종이나 사업장별로 천차만별이다. 규모가 큰 기업이라면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인상 폭이라도 영세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는 곧바로 생존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자영업 폐업 대란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재계의 호소를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