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10% 늘려 470兆 추진
전문가들은 국회와 정부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일자리를 늘리는 규제개혁에는 미온적이면서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재정카드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다.
○ 저성장 고령화 일자리쇼크에 대응
정부는 지난해 9월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내놓으면서 내년 총지출 증가율을 5.7%로 잡았다. 이후 3월 2019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하며 “청년 일자리, 저출산 고령화, 혁신성장, 안전 등 4대 분야에 예산을 중점 투자하기 위해 5.7%보다 확장적으로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5월 말 각 정부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예산요구액은 올해 확정예산보다 6.8% 늘어난 458조 원 규모였다. 이어 정부는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하며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을 기존 5.8%에서 7.8%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역시 일자리와 저출산 문제 해결이 목표였다.
여기에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0% 이상 증액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2019년 예산은 470조 원이 넘는 대규모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복지 관련 예산 160조 육박 가능성
정부 관계자는 “취업만 하면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 청년 취업을 유도하고 인적 자원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오지 않도록 재교육과 보조금을 주는 정책 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구직급여 등 복지지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복지 분야 예산요구액은 지난해보다 6.3% 늘어난 153조7000억 원이다. 정부가 마련 중인 저소득층 대책으로 기초연금이 인상되는 등 추가 지출이 생기면 복지 관련 예산안 규모가 160조 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라는 측면과 함께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내수 촉진 정책으로도 해석된다.
○ 기업활동 돕는 규제개혁과 병행해야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만들기에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기를 살려주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데 정부가 굳이 힘든 길을 가려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