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일생 뜻대로 안되는게 많아”… 논란 커지자 “오해 있었다” 해명 해군 이어 육군장성 성추행 적발
해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군내 성군기 위반 사건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성폭력 사건의 책임이 여성에게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송 장관은 9일 서울 육군회관에서 열린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군내 회식 규정을 언급하며 “회식 자체에 대해서 승인을 받게끔 한다”며 “그런 것도 어떻게 보면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부인이 평소 딸을 교육할 때 하는 말을 인용하며 “여자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도 했다. 간담회는 각 군에서 근무하는 성고충전문상담관들의 의견을 모아 군내 성폭력 예방책을 마련할 목적으로 열렸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송 장관은 이날 오후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해명에 나섰다. 그는 “오해된 부분이 있어서 일단은 국무위원 자격이 있는 장관이니까 유감을 표한다”고 말한 뒤 “장관 취임 이후 여성 인력 확대 및 성평등 정책에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제가 오늘 일부 내용을 생략하고 쭉 이어서 말하지 못하면서 의도와 정반대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처럼 비쳤다”고 해명했다. 군내 회식 규정을 만들 때 여성들을 겨냥해 ‘여성이 먼저 행동거지와 말을 조심하라’란 식의 내용을 넣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인데 표현이 엉키면서 반대 의미로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여자 일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는 발언에 대해선 “부인이 한 말을 예로 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육군 중앙수사단에 따르면 A 준장은 3월 말 B 씨를 불러내 식사를 한 뒤 부대로 복귀하던 중 자신의 차 안에서 손을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A 준장은 “손가락 길이를 보면 성향을 알 수 있다”며 손을 만진 것으로 파악됐다. A 준장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불순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피해 여군은 사건 발생 3개월여가 지난 4일 피해 사실을 헌병에 신고했다. 육군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더 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다른 여군들을 대상으로 면담한 결과 A 준장이 지난해 11월엔 C 씨의 손을 만졌고, 지난해 8∼9월엔 D 씨의 손, 어깨, 다리 등을 만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