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마감한 비대위원장 ‘인터넷 공모’에는 101명이 자천타천 추천됐다. 한국당은 이들을 포함해 130명을 심사해 금주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당 모습이라면 누가 비대위원장이 된다 해도 국민을 감동시킬 수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 없이 명망가 영입에만 힘을 쏟는 행태가 분칠만으로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안이한 태도로 비치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도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병’의 뿌리는 여전히 편을 가른 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신들이라는 것을. 총선 불출마 등 통렬한 반성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도. 내려놓고 반성하고 희생하는 것이 민심을 되찾기 위한 첫 번째 활로다. 나이 들어 두통을 심하게 앓던 위나라의 왕 조조에게 화타는 “머리를 가르고 머릿속의 문제되는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화타는 미움을 샀고 결국 옥에 갇혀 숨을 거뒀다. 환자에게 뼈와 살을 가르는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그 어떤 명의도 병을 치유할 수 없다.
길진균 논설위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