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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문재인 재기해’ 옹호 논란 가열…“일베와 뭐가 달라” 역풍

입력 | 2018-07-10 14:26:00

신지예 ‘문재인 재기해’ 옹호 역풍…“일베와 뭐가 달라” 반감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 사진=KBS1 ‘사사건건’ 캡처


페미니스트 정치인을 표방하는 신지예 녹색당 전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7일 서울 혜화역 시위에서 등장한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에 대해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옹호해 큰 파장을 낳았다. 혜화역 시위는 이른바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 등을 비판하기 위해 지난 5월과 6월에 이어 3번째 열렸으며 ‘제 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정식 명칭이다.

신지예 전 후보는 9일 KBS1 TV에 ‘사사건건’에 출연해 “제가 알기로는 주최 측이 사용한 게 아니라 참가자가 쓴 걸로 알고 있다. 여성들이 왜 저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 공포·분노를 느끼는지 정치인들이 잘 들여다봐야 한다. 가장 주된 것은 성범죄와 성폭력을 없애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집회 주최 측이 아닌 개인 참가자가 쓴 구호이니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한 것.

그는 같은 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도 “시위 주최 측이 그 구호를 전면적으로 내보낸 것은 아니다”며 “주최 측 추산 6만 명 정도 시민분들이 모이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여성혐오를 없애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격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가 매우 선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 여기서 ‘재기’는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을 빗댄 은어다.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는 투신자살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해당 집회에서 국가 통치자를 조롱하는 구호가 등장한 이유는 문 대통령이 불법촬영 범죄를 두고 “편파수사 아니다”라고 발언한 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청와대에도 편파수사라는 청원이 올라왔기에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편파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다. 일반적인 처리를 보면 남성 가해자의 경우 구속되고, 엄벌이 되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했다.

‘재기해’라는 은어의 뜻이 알려져 비난이 거세지자 주최 측은 “다른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재기’가 아닌 ‘제기’이며 ‘문제를 제기한다’는 사전적 의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시위에선 ‘곰”이란 표현도 나왔는데 이는 문 대통령의 성을 거꾸로 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투신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에 이번 시위를 지지하던 일부는  “이런 식이면 일베와 다를 게 없다” 면서 돌아서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바른미래당 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는 성재기 씨한테 맨날 욕을 퍼먹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분을 은어화하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면서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성재기 씨의 투신행위를 연계하는 것은 특히나 가혹한 정치적 의사표현이라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지혜 전 후보를 향해 “수만의 군중 속 무절제한 일부가 돌출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그것을 옹호하거나 부추기기보다는 절제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