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열차 한번 탈래?”
용돈이 떨어졌다는 친구에게 김모 군(20·당시18세)이 의미심장한 제안을 던졌다. ‘청룡열차’는 ‘고의사고’를 지칭하는 김 군만의 은어였다. 순간의 아찔함을 참으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번다는 말에 또래 60명이 범행에 가담했다.
김 군 등은 시흥-부천을 연결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합류지점을 주 범행장소로 삼았다. 차량 한 대에 4, 5명이 타고 달리다 주 차로로 합류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속도를 높이고 운전대를 돌려 충돌을 유도했다. 이후 그 자리에 드러누웠다.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한 병원은 이들의 거짓 입원을 도왔다. 김 군 일당은 2016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5차례에 걸쳐 차량수리비와 합의금 등으로 무려 3억6000만 원을 받아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군 등 60여 명을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부당의료행위를 한 병원장 이모 씨(64)와 간호조무사 4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