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비교적 견실한 흐름 유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가 소비 투자 고용 측면에서 동반 부진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KDI는 10일 내놓은 경제동향에서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는 완만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개월 전만 해도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던 KDI의 진단과 뉘앙스가 달라지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와 관련해 KDI는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소비 분야 흐름을 분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소비자심리지수는 모두 전월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5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려 하지만 선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KDI는 고용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임금만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5월 제조업의 취업자 수(―7만9000명)가 큰 폭으로 감소했고, 건설업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축소됐다. 고용시장은 불안정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영향 등으로 4월 상용근로자의 명목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하며 예년보다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다만 KDI는 수출 분야에 대해서는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