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크로아 4강전 핵심, 양팀 주장 맡은 케인-모드리치
“해리 케인(25·잉글랜드)이 토트넘의 유망주였을 때를 기억한다. ‘연습 벌레’였던 그는 빠르게 성장 중이었다. 지금 케인의 위상은 그때와 다르다.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가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가 됐다.”
크로아티아의 ‘사령관’인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3)는 잉글랜드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전(12일 오전 3시·한국 시간)을 앞두고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케인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모드리치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토트넘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172cm, 66kg으로 체구는 작지만 훈련을 통해 터득한 볼 키핑 능력과 개인기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난다. 또한 넓은 시야에서 나오는 창조적 패스가 장점이다. 과거 모드리치를 토트넘에서 지도했던 해리 레드냅 감독은 “훈련장에 들어선 모드리치는 ‘괴물’이었다. 자신에게 공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가정한 두 가지 상황에서 수비를 벗겨낼 개인기와 패스를 몸이 녹초가 될 때까지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모드리치와 케인은 나란히 자국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대결은 팀의 구심점인 둘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양 팀의 핵심 무기로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한 막강한 미드필드진을, 잉글랜드는 케인을 중심으로 한 공격 루트를 꼽았다.
둘 중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는 축구계 최고 권위를 가진 발롱도르 수상도 노려볼 수 있다. 지난 시즌 EPL 개인 득점 2위를 기록한 케인은 월드컵 우승과 득점왕을 동시에 거머쥐면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모드리치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린다면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모드리치의 대표팀 동료인 데얀 로브렌은 “모드리치가 스페인이나 독일 선수였다면 벌써 발롱도르를 탔을 것이다. 그는 현 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