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인권보고관 면담결과 발표, “한국정부, 철저한 진상규명 나서야” 민변 “13명중 2명이 보고관 만나”, 통일부측 “자유의사로 온것” 재확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사진)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6년 중국 식당에서 일하다가 탈북한 여종업원 12명 가운데 일부를 최근 면담한 결과를 이렇게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할 때마다 “자유의사로 왔다”고 설명해 왔는데, 유엔 차원의 첫 면담에서 일부 여종업원이 한국행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확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킨타나 보고관은 “면담 결과 이들이 한국에 오게 된 경위에는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여종업원) 12명을 다 인터뷰한 것은 아닌데, 각각의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자료를 내 “식당 지배인과 여종업원 등 13명 가운데 2명이 4일 킨타나 보고관을 만나 1시간 10분 동안 면담했다”며 “‘(종업원이) 딸처럼, 가족처럼 생각하고 이 문제에 접근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방한에서 파악한 내용과 권고사항 등을 10월 유엔 총회에 보고서로 낼 예정이다. 여종업원 문제가 유엔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앞서 5월 30일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는 공보문을 내 “우리 공민들을 지체 없이 돌려보내는 것으로 북남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했다. 이번 유엔 보고관의 면담 결과를 내세워 다시 송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입장 표명을 아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여종업원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온 것이라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추가로 언급할 상황이 없다”고 했다. 국가정보원도 “통일부에서 관련 입장을 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