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 부결에 협상 보이콧 진보성향 공익위원들에 반발 민노총 불참 속 경영계도 거부땐 최저임금위 14일 최종결정 부담
올해에 이어 내년 또다시 큰 폭으로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경영계가 10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여기엔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하는 공익위원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이날 최임위 전원회의에서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안’에 반대표를 던진 위원은 모두 14명이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안은 사용자위원(9명)들이 강하게 주장해온 내용으로 이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추천한 근로자위원 5명은 애초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공익위원 9명이 전원 근로자위원 편에 선 것이다.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9명은 모두 진보 성향이거나 친정부 인사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이 결국 근로자위원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경영계의 위기감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사용자위원 측 관계자는 “업종별 차등 적용안이 부결된 만큼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싸우겠다”고 말했다. 최임위로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하는 상황에서 사용자위원마저 빠진 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결국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최종 결정을 앞두고 경영계는 ‘복귀 명분’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위원이 13일 회의에 복귀해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회의 당시 사용자위원 측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이 7530원으로 동결하자고 주장한 반면에 근로자위원은 3260원(43.3%) 인상한 1만790원을 제시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