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를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전 정무비서 김지은 씨(33)는 안 전 지사와 친밀한 관계였으며 권위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의 심리로 11일 오전 10시 시작된 4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 전 수행비서 A 씨는 “경선캠프나 충남도청의 분위기가 권위적이라고 느껴본 적 없다”며 “김씨는 다른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안 전 지사와 친밀해 보였다”고 증언했다.
A 씨는 김 씨의 후임 수행비서 자격으로 이날 증인신문을 받았다.
‘안 전 지사의 태도가 어땠냐’는 질문에도 “안 전 지사는 아랫사람에게 ‘무엇을 해주게’ 식으로 부탁조로 말했다”며 “호통을 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A 씨는 김 씨를 ‘유독 안 전 지사와 격의없이 지내는 사이’로 기억했다. 그는 충남 홍성군의 한 고깃집에서 있었던 전체회식을 떠올리며며 “안 전 지사가 김 씨를 놀리니까 ‘아 지사님~ 그거 아니에요~지사님이 뭘 알아요’하는식으로 대거리했다”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증언했다.
또 “김 씨가 자신의 생일을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보비서실에서 펑펑 운 적이 있다”며 “안 전 지사가 이를 알고 문자를 보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김 씨는 페이스북에 ‘단 한 명에게 생일축하를 받고 싶었다’는 문구를 올렸다” “안 전 지사를 겨냥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특히 A 씨가 후임 수행비서로 활동하면서 “‘해외출장을 가기 싫다’는 말을 했는데, 김 씨가 눈물을 글썽이며 ‘어차피 나와 직무를 바꾼 것이니 내가 대신 가 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경선캠프와 충남도청에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팽배했고, 김 씨는 안 전 지사의 기분조차 거스를 수 없는 위치였다는 그간의 증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그러나 검찰은 Δ증언이 대체로 A 씨의 개인 의견에 불과한 점 ΔA 씨는 수행비서를 그만둔 직후 김 씨를 험담하는 댓글을 다수 게시한 점을 토대로 ‘A 씨가 안 전 지사의 입장에서 증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은 공개재판으로 진행됐다.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A 씨 증인신문이 끝난 뒤 휴정 시간을 이용해 지난 9일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던 안 전 지사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출신 B 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