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씨 성폭행 혐의 4차 공판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가 법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안 전 지사는 증인으로 나온 참모들이 “(안 전 지사는) 경청하는 리더였고 경선 캠프 분위기도 수평적이었다”고 하자 감정이 북받친 듯 방청석을 등진 채 앉아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서는 신형철 전 비서실장(37) 등 안 전 지사의 핵심 측근들이 증언대에 섰다. 증인들은 “안 전 지사의 (지난해 대통령 선거) 캠프가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였다”는 검찰 측 주장을 의식한 듯 경선 캠프와 충남도 비서실의 분위기가 위계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전 지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할 때 ‘하게체’를 썼고 회의도 민주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김 씨가 평소 안 전 지사와 격의 없이 지내며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씨의 후임 수행비서로 일한 어모 씨(35)는 “김 씨가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격의 없이 대거리를 해 놀란 적이 있다. 김 씨가 전임 수행비서와는 달리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가 지난해 12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길 당시 수행비서 업무에 애착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어 씨는 “수행비서직 인수인계를 할 때 김 씨가 너무 울어서 인수인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해외 출장이 걱정된다고 말하자 (김 씨가) ‘가기 싫으면 내가 가도 되고’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