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7월 촬영된 경양방죽 뱃놀이 모습.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제공
광주 도심의 대표적 자연공간이었던 경양방죽(계림동 옛 광주시청 자리)은 1968년 매립됐다. 일제가 1940년대 3분의 2가량을 메워 버린 것을 광복 후 광주시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인근 태봉산을 헐어 경양방죽을 메우고 토지로 활용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경양방죽은 광주의 지형상 비보(裨補·약한 부분을 보태거나 채움)의 기능도 했었다고 전해진다. 태봉산은 1960년대까지 소태동과 신안동에 각각 위치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태봉산은 신안동에 있는 산을 말한다. 해발고도가 50여 m에 이르고 바닥 면적은 약 1만 m²에 이르렀다고 한다.
광주아시아인문재단 지역사연구소는 13일 오후 2시 무등공부방에서 ‘광주 경양방죽과 태봉산’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연다. 경양방죽이 메워지고 태봉산이 사라진 지 5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이철 전남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변동명 전남대 교수가 ‘조선시기 광주 경양방죽의 수축과 운영’에 대해 발제하고 조상현 박사가 ‘광주 태봉산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경양방죽 설화의 전승 담론과 서사 전략’, ‘근현대 시기의 경양방죽’은 각각 이옥희 박사와 배재훈 아시아문화원 연구원이 발제한다.
토론은 류창규 남부대 교수와 송은일 전남대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 박사, 서해숙 남도학숙연구소 박사, 임선화 전남대 5·18연구소 박사가 참여한다. 발제와 토론을 통해 경양방죽의 축조 시기와 운영, 태봉산의 유래 및 조사 경위와 내포된 의미, 경양방죽 설화를 전승하는 주체의 서사 전략, 근현대 시기의 경양방죽에 대한 기억과 광주시민의 태도 등에 대해 논의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