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탁월한 선구안+추신수표 레그킥+축적된 노하우, ‘출루의 신’ 추신수의 성공 비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2018년의 추신수(36·텍사스)는 이 문장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네 차례나 팀을 옮기며 고군분투한 14년의 시간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다. 묵묵히 축적해온 자신만의 노하우와 함께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오늘의 영광이 주어졌다.
● 뛰어난 선구안
추신수의 선구안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에 속한다. 48연속경기출루 기록을 이어오는 동안에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해당 기간동안 안타 없이 볼넷만으로 출루에 성공한 경기가 7차례에 이른다. 12일 기준으로 올 시즌 58개의 볼넷을 얻은 추신수는 텍사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에서 3위,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공동 7위다.
본인의 입맛에 맞는 ‘좋은’ 공을 골라내는 능력도 탁월한 선구안에 포함된다. 올 시즌 98안타를 생산한 추신수는 17개의 홈런을 때려 강력한 한 방도 갖추고 있다. 타석에서 위력이 배가되는 이유다. MBC스포츠플러스 송재우 해설위원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빠지는 공은 기다리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큼직한 홈런도 때려낸다. 그렇다보니 상대 투수들도 추신수를 상대할 때 조심스러워진다. 그들 입장에선 던질 공이 없으니 상대하기 피곤한 유형의 타자”라고 분석했다.

추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추신수표 레그킥
올해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오른쪽 다리다. 시즌을 앞두고 레그킥을 새로 장착했다. 장타력을 보완하기 위해 타격 시 오른쪽 다리를 들기 시작했다. 14년차 베테랑으로선 파격적인 도전이었다. 당연히 시행착오가 따랐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2연속 무안타 경기가 두 차례, 3연속 무안타 경기가 한 차례 있을 정도로 타격이 부진했다. 4월 한 달간 타율은 0.219에 그쳤다. 기대했던 장타율 역시 0.410에 불과했다.
동시에 타격 밸런스도 한결 안정감을 찾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전에는 타격할 때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었다. 몸쪽 공에 대한 대처가 약했다. 이 점이 보완됐다.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아졌고, 밀어치는 타구들이 나온다. 몸쪽 공에 대한 공략도 가능해졌다”고 호평했다.
● 축적된 노하우
2001년 시작한 마이너리그 생활을 포함하면 미국에서만 18년의 시간을 보냈다. 낮은 곳에서부터 최상위 리그에 닿기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수많은 투수들을 상대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이유다. 송 위원은 “빠른 볼 카운트를 노리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련미”라고 강조했다.
경기장 밖에서 추신수가 갖는 존재감 역시 상당하다. 허 위원은 “추신수는 클럽하우스 내에서도 리더로 통한다. 다른 동양인 선수와 비교될 수 없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조이 갈로 등 팀 내 많은 선수가 추신수를 따른다”고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