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골 ‘슈퍼마리오’ 만주키치, 잇단 부진 씻고 원톱 자존심 회복
동점골에 결승골 도운 페리시치도 통산 4골 쏘며 우승 기대감 높여

페리시치
“이것은 기적이다. 오늘 밤 우리는 사자 같았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를 무너뜨린 건 크로아티아의 ‘슈퍼마리오’ 마리오 만주키치(32·유벤투스)의 결정적 한 방이었다. 팀의 주 공격수인 만주키치는 12일 잉글랜드와의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연장 후반 3분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 전까지 단 1골만을 넣어 최전방 공격수로서 자존심을 구겼던 그는 가장 절실할 때 결승골을 넣으며 활짝 웃었다. 승부차기가 유력시되던 경기 막판 상대의 수비라인이 느슨해진 틈을 타 뒤 공간을 파고들었고 이반 페리시치(29·인터밀란)의 백 헤딩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만주키치는 예기치 않은 한 방에 멍하니 고개를 숙인 잉글랜드 선수들 앞에서 보란 듯이 사자후를 토하며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만주키치는 2012∼2013시즌 당시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으로 트레블을 달성하는 등 클럽 무대에선 잘나갔지만 국가대표로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자신의 첫 월드컵이었던 2014년 브라질 대회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만주키치는 지역 예선에서 경고 누적으로 본선 첫 경기인 브라질과의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팀의 1-3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만주키치는 이후 2경기에서 2골을 넣었지만 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페리시치의 활약도 빛났다. 후반 23분 왼발로 공의 방향을 바꿔놓는 감각적인 슛으로 동점을 만든 페리시치는 연장 후반에는 절묘한 백 헤딩 패스로 만주키치의 결승골을 도우며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도 크로아티아 역대 월드컵 통산 득점 2위(4골)인 두 선수의 발끝에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