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운영 관광 계도팀 과잉단속 논란… 공원 벤치서 샌드위치 먹어도 안돼 英언론 “환경개선 효과는 미미”
올여름 휴가 기간에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광장 계단에 여유롭게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여차하면 500유로(약 66만 원)를 벌금으로 내게 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 “베네치아시가 운영하는 관광객 계도팀의 불합리한 단속 행위에 대해 여행자뿐 아니라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예절의 천사들(angels of decorum)’이라 자칭하는 이 자경단원들은 ‘베네치아를 즐기고 존중해 달라(Enjoy Respect Venezia)’라는 문구를 새긴 조끼를 입고 혼잡한 관광 명소에서 여행자들의 행동을 5년째 단속하고 있다.
문제는 여느 관광지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행위를 이들이 단속한다는 점이다. 공원 벤치나 계단에 앉아 지친 발을 쉬며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같은 음식물을 먹는 것, 비둘기에게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 주는 것, 수상버스에 탑승했을 때 등에 멘 배낭을 바닥에 내려놓지 않는 것 등이 모두 벌금을 물 수 있는 금지 행위다.
그러나 한 베네치아 시민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 계도팀은 관광국의 마케팅 수단일 뿐이다. 도시 환경 개선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산마르코 광장의 계도팀은 잠시 앉아 쉴 자리를 찾는 이방인을 카페로 안내한다. 그곳 카페의 커피 한 잔 값은 최저 12유로(약 1만6000원)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