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의총 앞두고 내홍 심각
자유한국당의 내분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가까스로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5명을 추렸지만 당내 계파 갈등으로 제대로 된 개혁 및 당 재건 논의는 시작도 못하고 있다. 한국당 잔류파와 바른정당 복당파가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의 거취 문제를 비롯해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정부, 여당을 견제해야 할 제1야당의 역할은 실종된 상태다.
○ 김성태 “당이 무법천지”
한국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또다시 쪼개졌다. 재선의 이장우, 주광덕 의원이 각각 환경노동위와 법제사법위 위원장을 지망한 일이 발단이 됐다. 김 권한대행은 잔류파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 이어, 3선 이상이 맡아온 상임위원장을 재선 의원들이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당을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초·재선들의 추대에 가까운 요청으로 위원장을 신청했다. 초·재선에게도 (상임위원장) 문호가 개방된 정당이 국민이 희망하는 정당”이라고 맞받아쳤다. 주 의원도 “나는 계파 모임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선거 참패 이후 혁신비대위 구성 등 김 권한대행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오히려 김 권한대행 때문에 계파 갈등 구도 프레임이 생겼다”고 반발했다.
재선 의원들의 상임위원장직 도전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한 의원은 “당 쇄신을 위해서는 초·재선이 전면에 나서는 게 옳다”고 말했다. 반면 “당의 전투력을 높이려면 재선 의원이 상임위원장보다는 상임위 간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 ‘안상수가 김병준 비판 요청’ 논란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이 한국당 김진태 의원에게 유력 비대위원장 후보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비판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한 매체는 15일 “안 위원장이 지난달 30일경 김 의원에게 ‘김 교수를 비판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비대위원장에 노무현의 사람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김 교수를 겨냥한 글을 올렸다.
이날 안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후보 문제로) 의원 20∼30명과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 측은 본보의 확인 요청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권한대행은 16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선임 문제를 들어본 뒤 이르면 당일 오후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김 권한대행은 “후보자 선정은 표결로 할 일이 아니다. 상식선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jks@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