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3, 4위전’ 44년 만의 최소골… 케인도 끝내 ‘6골 득점왕’ 못 벗어 주력 선수 젊어져 세대교체는 성공
아쉬운 마무리였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벨기에와의 3, 4위전에서 무력하게 패배하며 발톱을 접었다.
잉글랜드는 1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러시아 월드컵 3, 4위 결정전에서 0-2로 패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에 준결승에 오르며 자국 팬들의 환호를 받았던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의 벽에 막혀 결승 진출이 좌절된 데 이어 이번 월드컵을 연패로 마감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대진운 덕에 준결승에 올랐다’는 조롱과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잉글랜드는 16강 이후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모두 피해 4강까지 순항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 유효슈팅 1개라는 졸전을 펼친 데 이어 벨기에를 상대해서도 무득점에 그쳐 정작 강한 팀을 상대로는 힘을 쓰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잉글랜드가 무득점에 묶이면서 두 팀의 대결은 44년 만에 가장 적은 득점으로 치른 3, 4위전이 됐다. 3, 4위전은 비교적 결과에 대한 부담이 적어 공격적인 축구로 다른 경기보다 많은 골이 터졌다. 1974년 서독 월드컵(폴란드 1-0 브라질) 이후 3, 4위전에서 2골 이하 경기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잉글랜드는 3, 4위전에서 골을 넣지 못한 6번째 팀이 됐다.
‘마의 6골’ 벽을 허물 것으로 기대됐던 잉글랜드 에이스 해리 케인(25·토트넘·사진)은 벨기에전에서 유효슈팅 0개로 침묵했다. 조별리그에서 6골을 몰아넣은 케인은 16강 이후에는 한 골도 추가하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8골을 기록한 이후 16년간 월드컵에서 6골 넘게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일찌감치 6골을 챙긴 케인에게 기대가 집중됐으나 오히려 용두사미가 됐다는 평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