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8월 인도네시아에서 개막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격할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명단(20명)이 공개됐다.
김학범(58)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년 전 인천대회에 이은 2회 연속 정상에 도전할 U-23 태극전사들을 발표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공격수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골키퍼(GK) 조현우(27·대구FC)가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선택된 가운데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그 외에 유럽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해외파도 가세해 힘을 보탠다. U-23 대표팀은 31일 소집, 8월 9일 이라크 U-23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출국한다.
● 1+2, 와일드카드 분배
U-23 대표팀은 3장의 와일드카드를 전부 꺼내들었다.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조현우가 발탁됐다. 러시아월드컵에서 무수한 선방으로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끈 그의 합류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꾸준히 준수한 활약을 펼친 강현무(23·포항 스틸러스)를 제외했다. K리그1 전북 현대 송범근(21)이 맹위를 떨치고 있어 U-23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후문. “한 차례 선방은 실점 하나를 막은 것이다. 월드컵에서의 기량을 봤을 때 조현우의 발탁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었다.
U-23 대표팀으로 발탁 된 조현우-손흥민-황의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나머지 2장은 공격수로 채웠다. 대한축구협회가 오래 전부터 토트넘과 차출 협의를 해온 손흥민과 함께 황의조(26·감바 오사카)를 명단에 포함시켰다. 최근 일본 J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석현준(27·트루아AC)이 동일 포지션에 있다는 사실, 황의조가 과거 김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는 이유를 들어 비판을 하고 있으나 김 감독은 “학연, 지연, 의리는 전혀 없다. 어떤 지도자가 성적을 목전에 두고 그렇게 판단을 하겠느냐. 성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질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 정예 해외파와 전방 압박
U-23 대표팀은 최전방과 공격 2선이 가장 호화롭다. 손흥민~황희찬~황의조 등이 투 톱과 원 톱을 병행하고 이승우와 김정민(19·FC리퍼링)이 뒤를 받친다. 여기에 왼쪽 윙백 이진현(21·포항 스틸러스) 역시 최근까지 오스트리아 무대를 누볐다.
그러나 공격수들의 역할이 득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공격의 선봉이면서 수비의 출발점으로 변신한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세계무대와는 달리, 아시아권에서 한국은 강호에 속한다. 우리를 상대로 ‘선 수비-후 역습’을 펼치는 팀들과 계속 부딪혀야 한다.
마땅한 풀백을 찾지 못해 스리백에 기반을 둔 3-5-2 포메이션을 기본 전략으로 삼을 U-23 대표팀은 역습에 대비해 ‘압박’에 심혈을 기울일 참이다. 공격수들이 전방에서 먼저 끊고, 김민재(22·전북 현대)와 황현수(23·FC서울) 등 투쟁심이 강한 센터백을 두루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김 감독은 “월드컵을 통해 점유율 축구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역대 아시안게임을 돌이켜보면 우리가 득점을 못해 패한 적은 있어도 대량실점으로 패한 적은 없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저지하고 차단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