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확정됐다. 어제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김 교수를 비롯한 4명의 후보군을 놓고 ‘선호도 조사’를 했고 투표를 통해 다수 의원들이 김 교수를 선호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참여정부의 정책혁신을 주도한 중도 진보성향의 학자이면서도 균형감각과 통찰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아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병준 비대위’가 1년 반 넘게 추락을 거듭해온 한국당을 혁신해 재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도 높고 험하다. 6·13지방선거에서 궤멸적 패배를 당하고도 이전투구만 벌이고 있는 것은 당이나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되든 자신의 기득권, 차기 총선에만 목을 매는 의원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제 당 대표 권한을 모두 위임받아 혁신에 나설 김 위원장은 당을 해산해버려도 좋다는 각오로 대수술에 임해야 한다. 복당파와 잔류파, 친박과 비박의 계파 청산에 집중하되, 만약 정 화합할 수 없는 세력들이라면 과감히 메스를 들고 도려내야 한다. 봉합은 안 된다.
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퇴행한 당의 이념과 정체성도 시대정신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 안보와 경제·사회 정책 등에서 이념적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젊은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