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후 6개월만에 증언 안태근 “술 취해 성추행 기억 안나”… 서지현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수 없어”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과 서지현 검사(45)가 16일 법정에서 만났다. 올 1월 서 검사가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한 지 6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국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 검사는 재판부에 안 전 국장이 없는 상태에서 증언을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안 전 국장은 “인사 내용을 피고인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증인 대면권이 보장됐으면 한다”며 반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서 검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1.5m 높이의 가림막을 설치했다. 증인 신문은 서 검사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하지만 안 전 국장은 상가에서 술에 취해 성추행을 기억하지 못했고, 올 1월 서 검사의 폭로 이후에 처음 알게 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서 검사는 증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본인(안 전 국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고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