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00만 ㎞를 무사고로 운전한 기관사가 13일 탄생했다. 주인공은 35년간 2호선을 운전해온 전기욱 씨(59)다. 무사고 100만 ㎞ 운행은 서울 지하철 전체를 통틀어 역대 네 번째며, 서울 지하철에서 이용자수가 가장 많은 2호선에서는 처음 나온 것이다.
1983년 옛 서울지하철공사 공채 1기 기관사로 입사한 전 씨는 구로승무사업소에서 업무를 시작해 35년간 지하철 2호선을 운행해왔다. 13일 오후 3시 지하철 2호선 2299열차를 운전해 대림역에 도착하며 무사고 100만 ㎞를 달성했다. 이날 대림역에서는 전 기관사의 ‘무사고 100만 ㎞’를 축하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전 기관사는 “승강장 안전문이 설치되기 전에는 승객이 선로에 떨어지는 등의 사고가 많아 유사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곤 했다”며 “운전석에 들어가기 전에 늘 오늘 하루도 무탈하길 기도하면서 꼼꼼하게 차량 기계를 점검하며 시작한다”고 말했다.
열차뿐 아니라 전 기관사 본인의 컨디션에도 늘 신경을 쓴다. 전 기관사는 “운행 중 배탈이 나거나 급한 용변이 생길까봐 다음 날 새벽 출근을 앞두고 있을 때는 전날 저녁술은 물론이고 물도 덜 마신다”고 말했다. 전 기관사가 좋아하는 역은 2호선 당산과 건대입구역이다. 2호선은 대체로 역과 역 운행거리가 짧고 혼잡해 늘 긴장해야 하는 노선이지만 당산철교와 잠실대교로 한강을 건널 때면 시원한 강바람을 쏘일 수 있고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