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 정부 친기업 움직임에 黨도 맞춰야” 洪측 “다양한 의견 가능” 대응 자제
양 최고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와 갑질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삼성이 가진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치 등에 대한 당의 이해가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 강연에서 “20년 전과 비교해 삼성은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우리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1, 2, 3차 협력 업체들을 쥐어짠 것이 오늘의 세계 1위 삼성을 만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고졸 첫 삼성 여성 임원이란 타이틀을 가진 양 최고위원은 “기업 성장의 원인을 착취로 보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며 “세계 1등이라는 성과는 착취 같은 부정행위로는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수많은 연구원들이 고통 속에서 열정으로 이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대기업과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지금, 당도 호흡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이날도 소득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정책 및 제도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상위 10위 소득 집중도는 무려 44.9%에 이르고 세계 주요국 중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논란을 보면서 이 정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보다는 정책을 폄훼하는 치우친 비판이 많이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인용한 소득집중도는 2016년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고서에선 ‘상위 10위’가 아니라 ‘상위 10%’의 소득 집중도가 44.9%다. 민주당의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보완에 집중해야 할 때, 일자리 창출의 한 축인 기업에 여당 지도부가 부정적인 사인을 주는 건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