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 불공정행위 조사 강화” 김상조 공정위장 발언 하루만에 세븐일레븐-이마트24 본사 조사 업계 “1兆 지원책 냈는데 또 압박”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대기업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본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전날 가맹점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본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들의 부담을 프랜차이즈 본사와 대기업이 나눠 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편의점 본사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의 후유증이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17일 공정위와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공정위 가맹거래과 직원들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본사를 방문해 가맹점과의 거래명세 등을 조사했다. 공정위는 이 두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부당한 부담을 떠넘긴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맹점주에게 불필요한 품목을 구입하도록 강제했거나 광고비를 점주에게 떠넘기는 등의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 조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올랐을 때 순이익의 절반가량을 가맹점주와의 상생 명목으로 내놨다”며 “이익은 줄어드는데 매년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본사가 지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조 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은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맹수수료 인하 방안에 대해서도 “이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반기면서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은 “본사의 불공정 거래 조사는 공정위가 최저임금 인상 전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아니었느냐”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