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DB
해병대 헬기 ‘마린온(MUH-1)’ 추락 사고의 원인은 기체 결함 혹은 정비 불량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날 오후 4시 46분경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군 6항공전단 비행장 활주로 옆 유도로 부근에서 해병대 1사단 소속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1대가 추락한 원인 등을 추측했다.
이 사무국장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포항에 있는 제6항공전단 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를 마치고 시험 비행에 나선 마린온(수리온을 해병대가 상륙기동용으로 개조한 것)이 이륙하자마자 10m 정도 떠서 곧바로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면서 “이 헬기의 높이가 4.5m이다. 즉, 자신의 키의 2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약 10m 정도까지만 올라간 상황에서 떨어진 거다. ‘로터 블레이드(회전익 항공기의 회전 날개)’라고 하는, 위에서 빙빙빙 도는 그 날개가 떨어져나가면서 곤두박질쳤다는 목격자 증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그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5년에서 6년, 7년 정도의 개발 기간을 거친다. 그런데 이거보다 몇 배의 부품이 더 많은, 기술적으로 더 복잡한 헬기임에도 불구하고 수리온은 개발 기간이 고작 6년밖에 안 걸렸다. 그래서 이렇게 개발을 해서 실전 배치를 해 보니까 초기부터 기체가 너무 심하게 흔들린다, 날씨가 좀 추운 곳에 가서 비행을 해 보니까 엔진이 얼어붙어서 정지를 하는 그런 문제들이 여러 차례 제기돼서 국정감사에서 이것이 몇 차례 지적이 됐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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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튜닝해서 마린온이 된 것이냐’는 질문에 “멀리 날아가야 되기 때문에 연료탱크 용량이 좀 늘어났고, 바다에 떨어졌을 경우 일단 좀 떠야 되기 때문에 리프팅 장치, 쉽게 말해서 풍선 같은 게 달렸다. 그리고 각종 전자장비, 통신장비 이런 것들이 더 많이 달렸고, 가장 결정적으로는 바다 염분에 의한 기체 부식을 막기 위해서 방염 처리가 됐다”며 “이런 기체 전체에, 말 그대로 페이스리프트 수준의 개량이 가해졌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해서 충분히 검정을 해 봐야 되는데 그러기에는 개발 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발생한 해병대 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로 헬기에 탑승한 해병대 승무원 6명 중 5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망자는 정조종사 김모 중령(45), 부조종사 노모 소령(36), 정비사 김모 중사(26), 승무원 김모 하사(21) 박모 상병(20)이다. 정비사 김모 상사(42)는 중상을 입고 울산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 상사는 의식을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