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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야, 객실온도 20도로 해줘”… KT, AI호텔 서비스

입력 | 2018-07-19 03:00:00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서 첫선




18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의 루프톱 수영장에서 모델들이 KT 기가지니 호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호텔 투숙객들은 인공지능 컨시어지(안내원)를 통해 룸서비스, 미니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Genieya, set temperature 20 degree(지니야, 온도 20도로 맞춰줘).”

푹푹 찌는 날씨를 뚫고 겨우 호텔에 도착한 미국인 A 씨. 리모컨을 조작할 힘도 없어 목소리로 직접 에어컨을 켠다. 더위가 가시니 이번엔 장시간 여행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다. 안내데스크에 전화할 필요 없이 침대 머리맡 터치스크린에서 메뉴를 보고 클릭 몇 번으로 룸서비스를 주문한다.

KT가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를 국내 처음으로 호텔 컨시어지(안내원) 서비스에 접목했다. 1년 전 기가지니와 홈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AI 아파트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AI 적용 영역을 호텔로 확대한 것이다. 기가지니는 지난해 1월 출시 이후 가입자가 90만 명을 넘었다.

18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는 KT가 구축한 국내 최초 AI 컨시어지 서비스가 소개됐다. AI 음성 인식뿐 아니라 터치스크린도 지원해 객실에서 호텔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고객들은 음성과 터치로 24시간 조명과 TV, 냉난방을 켜고 끌 수 있고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샴푸나 타월 등 객실 비품이 필요하거나 와이파이 번호를 알고 싶을 때 사람을 부를 필요 없이 객실에서 바로 ‘손가락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방 안에서 미니바 이용 금액을 확인하거나 체크아웃을 진행할 수도 있다. KT는 현재 객실 터치스크린으로 주문할 수 있는 룸서비스를 올해 안에 음성으로도 주문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호텔용 기가지니와 기존 가정용 AI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할 수 있는 언어다. 집에서 한국어로 대화하는 가정 고객들과 달리 호텔 투숙객들은 국적이 다양해 KT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지원에 특별히 신경 썼다. 하지만 같은 영어라도 사람마다 발음이나 억양이 달라 인식률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백규태 KT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장은 “미국 발음 위주로 90%, 동남아권 발음은 85% 수준의 음성인식 성공률을 갖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영어 인식률을 93∼95%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월부터는 중국어와 일본어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객실뿐 아니라 호텔 밖에서의 편의성도 강화했다. 투숙객들은 스마트 컨시어지폰인 ‘지니폰’을 제공받아 국내외 통화와 데이터 사용, 교통카드, 관광정보, 객실 제어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는 여기에 국내 주요 여행지 및 축제 정보 등의 콘텐츠도 넣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의 경우 호텔 주변 맛집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은 “최근 호텔 이용자들이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추세에 주목했다. 병원이나 요양시설, 리조트처럼 음성으로 간단히 제어하기 원하는 사업장이 많기 때문에 AI의 B2B 확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크밸리 리조트도 KT와 양해각서(MOU) 체결을 진행 중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송혜미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