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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빼고… 대서양-태평양 FTA 가속, 거대 자유무역권 ‘트럼프 포위작전’

입력 | 2018-07-19 03:00:00

보호무역주의에 반발 맞대응
韓-中 RCEP, 日 TPP 박차… EU도 호주-뉴질랜드와 교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이 거세지면서 ‘미국을 뺀 다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전날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계기로 다각도의 자유무역 포위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17∼19일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 수석교섭관 회의를 열어 신규 가맹국 참가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태국 콜롬비아 영국 한국 등이 TPP 참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16개국이 참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17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교섭회의를 시작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연내 합의를 목표로 하되 최종적으로는 정치 판단에 맡긴다는 항목을 정리한다.

EU는 6월 호주, 뉴질랜드와 FTA 교섭을 시작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4개국 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와의 교섭도 진행하고 있다. 대서양과 태평양 양쪽에서 미국을 둘러싸는 거대한 자유무역권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신문은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미 보호주의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7월 하순경 미국과의 새로운 각료급 무역협의(FFR) 첫 회의를 앞두고 활발한 FTA를 무기로 미국을 자유무역권에 끌어들일 방침이다.

다국간 협정을 서두르는 것은 일본과 유럽만이 아니다. 남미에서는 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4개국이 참가하는 태평양동맹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를 준회원국으로 참여시키는 무역 활성화 논의를 시작했다.

멕시코나 캐나다는 미국으로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양보를 요구받고 있다. 특히 수출의 80%가 미국으로 향하는 멕시코는 무역 다변화를 통해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구조를 만들고 싶어 한다.

다만 다국 간 협정을 둘러싼 세계 상황이 간단치는 않다. 일본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든 틈새를 노려 중국이 존재감을 높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은 국가에 의한 개입이 많아 일본과 EU 등이 내거는 자유무역과는 거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