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조폭 유착 의혹’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의 담당 PD와 통화한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21일 SBS TV 시사프로 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지사가 과거 정계입문 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성남지역 조직폭력배의 변론을 맡는 등 유착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2007년 인권변호사 시절 성남의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61명이 검거된 사건에서 2명의 피고인에 대한 변론을 맡아 2차례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지사가 담당 PD에게 “이재명 경기지사입니다. 통화 좀 부탁드릴께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와 지난 11일 직접 전화를 걸어 이 지사와 통화를 했다며 해당 장면을 공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지사는 담당 PD와 전화통화가 연결되자 웃으면서 “혹시 여성분인신가 했더니 아니시군요”라고 말했다. 이에 PD는 “네 저 남자 PD입니다”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일단은 우리 이 피디님한테 미안한데, 위쪽에 전화를 좀 해가지고 죄송하다. 원래 제가 그런 거 안 하는 사람인데. 제가 뭐 (위쪽에) 말씀드린 건 (방송 내용을) 빼달라 이런 얘기가 아니었고, 팩트를 좀 철저히 체크해주면 좋겠다는 점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예를 들면…”이라고 말을 이으려 하다 “이거 혹시 녹음해서 쓰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 지사는 해당 PD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제가 예를 들면 종북으로 몰리고, 또 패륜 이런 걸로 몰리고, 또 최근에는 불륜으로 몰리고, 드디어 조폭으로까지 몰리고 있는데 그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려고 기획을 했거나 아니면 그들의 부당한 행위를 알고 제가 그걸 용인했거나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의혹들을 부인했다.
제작진은 2시간이 넘는 긴 전화통화를 끊기 전 이 지사가 한 가지를 말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라고 하는 데가 100만 도시이긴 하지만 좁다. 성남시에 제가 알기로는 종합시장파라고 하는 것도 있고 국제마피아도 있고 그렇다. 좀 있더라. 있다가 없어졌다 하고”라며 “심지어 제 이종 조카가 중학교 아닐 때 국제마피아의 중학생 조직원이었다. 그때 제가 그 애를 네 번 변론을 해줬다. 아니 조카인데 어떻가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 지사와 ‘그것이 알고 싶다’ PD와의 전화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많은 누리꾼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은 스튜디오에서 “이 지사는 담당 PD에게 수차례 문자를 보내왔다. 자신은 조폭의 배후가 아니며 공정하고 중립적인 보도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며 “이 지사의 대변인이 우리를 찾아와 문제의 인물들이 조폭 출신인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고구마밭에 감자 몇 개가 있다고 해서 감자밭은 아니다’라는 말도 전했다”면서 “우리는 묻고 싶다. 그렇다면 왜 고구마 밭의 주인과 농부는 고구마 밭에 뿌리내린 감자들을 미리 알아채지 못하고 철저히 구분해서 솎아내지 않은 걸까”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지사는 방송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폭이 아닌데 억울하게 구속되었다’며 무죄변론을 요청해 김모 변호사와 사무장이 상담하여 300만 원씩을 받고 수임했다”며 “20년간 수천건의 수임사건 중 하나일 뿐인데 소액인 점을 무시하고 오로지 ‘인권변호사가 조폭사건을 수임했다’는 점만 부각했다”며 프로그램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코마트레이드’ 이 씨와 관련해서는 “‘코마트레이드가 성남시 노인요양시설에 공기청정기 100대(5700만 원)를 기부하겠다고 해 통례에 따라 후원협약을 하고, 인증샷을 한 후 트윗으로 기부에 대한 감사인사를 공개적으로 홍보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조직원 이 씨에 대해선 “‘열성지지자라며 인터넷 지지모임을 만들고, 전국 강연을 현수막을 들고 쫓아다니므로 알게 되어 몇 차례 함께 사진을 찍었던 것은 사실이나, 경기도지사 경선 때는 지지를 철회하고 경선상대 후보 지지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