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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호 코치 2군행의 진실

입력 | 2018-07-23 05:30:00

전준호 코치. 스포츠동아DB


2013년 KBO리그 1군 데뷔 이후 꽃길만 걸었던 NC구단이 연고지 팬들의 홈구장 앞 ‘경영진 퇴진’ 시위라는 큰 시련을 마주하고 있다.

일부 NC 팬들은 지난달 초 김경문 전 감독의 경질 직후부터 갑작스럽게 이뤄진 창단 감독과의 결별을 성토하는 시위를 해왔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21일부터 팬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넥센과 주말 경기를 앞두고 대표이사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전단지 7000장이 배포됐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전준호(49) 코치의 2군행이 기폭제가 되면서 팬들의 시위 규모가 확대됐다.

마산고 출신 전 코치는 마산야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 중 한명이었다. 2011년 10월 NC가 퓨처스리그 데뷔 전 전준호 코치를 영입한 것도 지역 팬들의 민심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전 코치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2군행을 통보받은 뒤 유영준 감독대행과의 갈등설은 물론이고 구단에 대한 직언의 결과라는 등 여러 소문이 뒤따르고 있다. 확실한 사실은 전 코치의 갑작스런 2군행이 유 대행이 아니라 구단 최고 경영진이 내린 인사조치였다는 점이다.

NC 경영진은 전 코치가 차기 감독직을 위해 구단 안팎에서 ‘정치’를 했다고 판단했다. NC 경영진 중 한 명은 “전 코치가 선수단내에서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 시기에 차기 감독이 되기 위해 정치를 했다. 본인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확실한 정황이 있었고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코치는 최대한 말을 아끼며 퓨처스 주루 코치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 때문에 팀이 시끄러워 송구스럽다”, “그런 이야기(차기 감독과 관련)를 스스로 만들거나 부추긴 적은 없다”는 입장만 남겼다.

김경문 전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뿐 아니라 1·2군 코칭스태프도 완전히 장악했다. 그러나 그의 퇴진 이후 이 시스템은 붕괴됐고, 힘없는 대행 체제의 한계 등이 겹치면서 NC의 내우외환은 끊이지 않고 있다. NC가 꼴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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