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추진 ‘통합형 리조트법’ 가결 2023년부터 국내 카지노 허용… 반대여론 거세 개장까지 난항 예고 오사카-요코하마 등선 벌써 유치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핵심 추진 사업 중 하나인 카지노와 호텔 등 통합형 리조트(Integrated Resort·IR)에 관련된 법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측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아베 총리는 관광산업 진흥 및 지방 살리기 차원에서 2012년 말 집권 직후부터 카지노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2020년 도쿄 올림픽 후 일본의 핵심 성장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카지노를 전면 금지하는 대신 소규모 도박장과 빠찡꼬, 경마 등으로 도박 수요를 채워 왔다.
이날 통과된 ‘통합형 리조트 실시법’에 따르면 카지노 운영은 전국에서 3개 지역으로 제한되며, 3개 지역의 도박장 총면적은 리조트의 3% 이내여야 한다. 사업 면허 기간은 3년이며 이후 갱신하도록 했다. 사업자는 법인세 외에 카지노 수익의 30%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내야 한다.
법안 통과 직전까지 논란이 됐던 도박 중독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카지노 입장을 주 3회(월 10회)로 제한, 본인이나 가족의 신고가 있을 시에 카지노 입장 불허, 20세 미만과 폭력단체 단원의 출입 금지 등의 조건이 포함됐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내 첫 카지노 시설의 영업 개시는 이르면 2023년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실제 개장까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은 “카지노 수익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아베 정권이 이를 밀어붙였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TBS의 심야 시사 프로그램 ‘뉴스23’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카지노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첫 전국 규모 조사에 따르면 도박 중독으로 의심되는 만 20세 이상 인구는 약 70만 명으로 나타났다. 한 번이라도 도박중독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 사람은 3.6%로 약 320만 명에 달한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