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난항]비핵화 진전 없는데 대북사업 분주
16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자유무역실험구에서 입주를 원하는 기업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자유무역실험구 관계자는 “현재 자유무역구에 입주해 있는 170개 외국 기업 중 북한 기업은 1곳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랴오닝성 정부 측은 “대북 제재 완화 및 해제에 따라 북한의 대외 개방이 확대되고 협력의 기회도 많아져(중단됐던) 협력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양=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랴오닝성 소식통은 22일 “폭스콘이 랴오닝성의 단둥(丹東)시 정부에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황금평은 단둥과 북한 신의주 사이에 위치해 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금평 위화도 등 북-중 합작 경제특구와 신의주를 잇달아 방문한 상황에서 랴오닝성이 대북 제재 해제에 대비해 황금평 투자 유치에 나선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단둥시는 현재 국내선 위주의 단둥공항을 폐쇄한 채 활주로 보수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대북 제재 해제에 따른 북한 지역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두고 단둥공항을 국제공항으로 개조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듯 대북 제재 국면에서 1000여 명 수준이었던 단둥 등 북-중 접경지역의 북한 무역상, 소상공인이 최근 최대 5000여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과 잉커우시 당국자들은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18일 잉커우시 자유무역구에서 만난 장둥(張東) 잉커우시 자유무역실험구관리위원회 상무부주임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영향에 대한 질문에 “한반도 정세의 호전, 중일 관계 긴장 완화가 잉커우의 대외개방과 미중 무역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정세가 좋아지면서 북-중 무역과 왕래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 완화를 가리키는 한반도 정세 호전이 미중 무역전쟁 여파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중국 지방정부 당국자의 인식이 눈길을 끌었다.
다롄자유무역구 관리위원회 책임자 쑨스웨이(孫世偉) 씨는 20일 “북한이 개방하면 (다롄에도) 더욱 좋을 것이다. (다롄의) 대외개방 경험을 북한에 전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국은 대북 제재 완화에 따라 한반도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 편입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닝성의 한 소식통은 “최근 다롄시 정부 관계자가 ‘현재는 한국이 일대일로 협력 대상 국가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한반도 상황이 좋아지면 포함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잉커우에서 만난 장둥 상무부주임은 ‘일대일로 범위가 한반도로 확대될 수 있느냐’는 본보의 질문에 “한반도가 (일대일로) 범위 내에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롄시는 삼성이 중국 국내외에서 생산한 전자제품 등을 중국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삼성열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및 일본산 상품을 다롄항을 거쳐 중국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방식을 확대해 국제적인 허브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선양·다롄·잉커우=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