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동아일보DB
23일 별세한 최인훈 작가는 소설 ‘광장’ 등을 남긴 문학계 거장(巨匠)이다.
1936년 함경북도 회령 출생인 최인훈 작가는 1959년 ‘자유문학’에 단편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을 투고, 안수길(1911~1977)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남북 분단 문제를 통해 1960년대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소설 ‘광장’(1960)을 비롯, ‘회색인’(1963) ‘서유기’(1966) ‘화두’(1994) 등을 낸 최인훈 작가는 분단 현실에 대한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통해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보편성 속에 자리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인훈 작가는 서울대 법대 입학 65년 만인 지난해 서울대 법대 명예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1950년 고등학교 재학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월남해 2년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최 작가는 6학기만 마친 상태에서 1956년 휴학계를 내지 않은 채 다음 학기를 등록하지 않았다. 분단 한국 사회의 현실이 너무나 혼란스러웠기 때문. 이듬해 육군에 입대해 6년간 통역장교로 복무한 최 작가는 결국 복학하지 못했고, 서울대는 그를 자동 제적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모교 후배인 방민호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대학원생 등 10여 명이 2015년부터 ‘최인훈 문학의 모든 것’을 주제로 최 씨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들은 최 작가를 몇 차례 인터뷰하면서 “대학을 마치지 못해 함께 월남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명예졸업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최 작가는 지난해 2월 서울대 법대를 명예졸업하게 됐다.
한편, 23일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소설 ‘광장’의 최인훈 작가가 별세했다. 향년 84세. 최 작가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유족으로 부인 원영희 씨와 아들 윤구, 딸 윤경이 있다. 빈소는 대학로 서울대병원 마련됐다.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자하연 일산 공원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