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학생들이 HIT건물 로비에 만들어진 오픈스페이스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문제는 재원이었다. 기존 공간을 철거하고 학생들이 쉬면서 토론할 수 있도록 의자, 소파 등 편의시설과 컴퓨터, TV 등 설비를 구축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 총장은 동문들을 직접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이렇게 모인 동문들의 기부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한양대 캠퍼스 건물 1층에는 학생을 위한 16곳의 열린 공간이 생겼다. 이 총장은 “앞으로는 단편적 지식이 아닌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라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하며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공부를 하려면 열린 공간이 우선 필요했다”고 했다.
한양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캠퍼스 공간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양대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자 수업 방식도 혁신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토론과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수업인 ‘문제해결학습방법(PBL-Problem Based Learning)’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일방적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소통능력을 키울 수 있다.
PBL 수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조언해 줄 현장 전문가가 필요하다. 한양대는 지난해 ‘산업연계교육 자문위원회(IAB)’를 꾸리고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의 모든 학과 당 7∼10명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실제 현장과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또 PBL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한양대 ERICA캠퍼스에는 단과대마다 PBL 수업 전용 라운지를 설치했다. 서울캠퍼스도 내년까지 총 24개 PBL 전용 강의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PBL 수업을 접한 학생들은 “현장을 배운 소중한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 상반기 진행된 ‘문화콘텐츠 필드프로젝트’ 수업은 한양대 PBL 수업의 대표 사례다. 영상 콘텐츠에 관심 있는 4학년 학생들로 꾸려진 팀 ‘비기오’는 김치호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지도 아래 올 5월 열린 아시아모델페스티벌에서 일본 전자제품 기업인 파나소닉의 제품 광고기획과 제작을 맡았다. 학생들은 파나소닉의 4가지 제품을 게임 캐릭터에 빗댄 3분11초짜리 광고를 제작했다.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영상 광고는 이틀 만에 5만 건의 뷰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