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우즈 디오픈 4R 11번홀 통한의 더블보기
최종 5언더파로 공동 6위로 마감
우즈와 동반플레이 몰리나리 디 오픈 첫 정상 등극
“나의 플레이에 화가 난다. 우승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10년 만에 개인 통산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했던 타이거 우즈(43·미국)의 솔직한 심정이다.
● 우즈의 발목을 잡은 11번홀
우즈는 10번 홀까지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버디만 2개를 기록하며 타수를 줄여 선두경쟁을 펼쳤다. 이어진 11번 홀. 우즈가 1~3라운드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던 홀이라 그가 다시 한번 타수를 줄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우즈는 흔들렸다. 두 번째 샷 한 볼이 갤러리를 맞고 코스 안쪽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러프에 떨어졌다. 볼을 높게 띄워 핀에 붙이려 했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볼은 그린으로 향하다가 흘러 내렸다. 4번째 샷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우즈는 2퍼트로 마무리해 한꺼번에 2타를 잃었다. 우즈는 평정심을 잃은 듯 12번 홀(파4)에서 보기에 그쳐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파5인 14번 홀에서 이날 세 번째 버디를 낚았지만 더 이상 스코어를 줄이지 못한 채 경기를 마감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확실히 좋아진 모습을 선보여 많은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USA 투데이는 대회 종료 후 “우즈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이제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다. 우즈는 세계 랭킹이 71위에서 50위로 상승하며 다음 달 초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출전권을 얻었다.
● 역사를 쓴 우승자 몰리나리
이번 대회 우승은 최종라운드에서 우즈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6·이탈리아)에게 돌아갔다. 그는 2언더파 69타를 때려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섰다. 14번 홀과 18번 홀(파4)에서 2개의 버디를 잡아낸 게 결정적이었다.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몰리나리는 이탈리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디 오픈에서 우승한 주인공이 됐다. 우승상금 189만 달러(한화 약 21억4609만원)를 손에 넣은 그는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포인트 7위로 점프했다. 이번 시즌 총 상금은 424만9079 달러(약 47억9296만원)를 기록 중이다. 몰리나리는 “이 코스에서 기록이 좋지 않아 경기에만 집중하려 노력했다. 미스 샷이 조금 나왔지만 실수를 잘 만회했고, 무엇보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가 없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