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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전국이 벤치마킹할 ‘결혼 1번지’ 지자체 만들겠다”

입력 | 2018-07-24 03:00:00

대구 달서구청장 인터뷰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60만 명이 넘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확보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며 “단체장 권한을 늘려서 지방분권 시대와 맞지 않는 현실을 조금씩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 제공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지방자치단체가 결혼과 가족 구성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구 감소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와 다른 정책적 판단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선에 성공한 이 구청장은 결혼에 이은 가족복지 문화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출산 해소와 일자리 창출, 도시 활력 제고에 중요한 정책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사실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핵심 정책으로 삼고 이끌어 가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힘든 길을 가지 않고서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없다. 전국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를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2년 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결혼장려팀을 신설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원인을 진단하고 미혼 남녀들이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발굴에 나섰다. 그 결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까지 남녀 350여 명의 미팅을 주선했으며 41쌍이 사귀고 있다. 이 가운데 5쌍은 결혼에 성공했다. 설명회 개최와 상담실 운영 등에 따른 성과까지 포함하면 총 43쌍이 달서구를 통해 결혼했다. 이 구청장은 “지자체가 맞선을 주선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소중한 결실이 나오면서 주변에서 응원하는 분위기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결혼 장려 사업은 업그레이드한다. 이 구청장은 “단순한 지원책으로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상황을 직시하고 있다”며 “결혼 인식 개선 운동이 시급한 때”라고 진단했다. 달서구는 부모와 자녀 세대가 공감하는 결혼 토크 마당을 운영하고 주민 모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결혼 친화 캐릭터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달서구가 결혼 1번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결혼 특구 선포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결혼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 늘리고 민관 협력 체계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원시인 조각상이 논란이 된 역사문화 탐방길 ‘선사시대로(路)’는 주민 설득과 기반 확충을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원시인 조각상은 달서구에 숨은 역사, 문화, 관광, 교육의 귀중한 가치를 알리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2만 년 전부터 선조들이 모여 살았고, 살기 좋은 땅이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주민들의 자부심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이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도시 가치를 접목하고 체험테마거리를 조성해 미래 꿈나무들을 위한 생생한 교육 현장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달서구는 이를 위해 선사시대로 사업을 총괄적으로 분석하고 검토해 종합 개발 방향과 관광 확대를 위한 단계별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은 달서구만의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일자리센터를 새로 정비해 조직 효율화를 높였다. 청년이 사회적 기업에 참여하는 상생 협력 체계인 상상(上上) 프로젝트와 벤처기업에 시간제로 근무하는 착한 일자리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전통시장에서 창업하는 청년 상인도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올해 2월 사회적 경제 육성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관련 기업 발굴과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 학군 조성과 교육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신(新)월성은 새로운 교육 특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 초등학생들의 학력은 대구 지역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풍부한 인적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우수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키우는 지원책을 개발 중”이라며 “교육청 협력 체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