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함께한 원내대표들 충격 “우리 앞에선 특검 얘기 일절 안해… 헤어질땐 선거구개편 협조 당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생전 마지막 정치활동이 된 3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함께한 여야 원내대표들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며 황망한 표정이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들은 19∼21일 사흘간 노 원내대표와 특검 수사를 놓고선 일절 이야기를 안 했다고 전했다. 19일 워싱턴에서 원내대표단이 특파원 간담회를 마친 뒤 노 원내대표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따로 20여 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것이 전부라는 설명이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노 원내대표가 불편해 해서 나머지 당 원내대표는 밖에 나가서 쉬고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일정 중에 (노 원내대표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전혀 안 했다”고 말했다.
방미 기간에 노 원내대표는 남북관계에 대한 생각도 털어놓았다고 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본인이 평양에 다녀왔던 이야기를 하며 ‘북한이 체제 문제 때문에 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노 원내대표가 워낙 성실하게, 아무 내색 않고 일정을 소화해 귀국할 때까지 전혀 (불안한) 느낌을 못 받았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22일 오후 귀국하면서 “앞으로 야당끼리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해나가자”며 향후 정치 일정에 협조를 부탁했다고 한다. 이게 동료 원내대표들이 들은 정치인 노회찬의 마지막 메시지였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