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운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도봉구 노해로 시행 첫달 현장 정의여중 입구→쌍문1동 주민센터 평균시속 23km서 20km로 감소… 어린이보호구역 사고위험 급감 시흥-춘천 등도 연내 도입하기로
지난달 1일 도심 일반도로 가운데 처음으로 구간단속이 시작된 서울 도봉구 노해로에 구간단속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이 구간의 제한최고속도는 시속 30km로 과속 적발 시 최대 범칙금 15만원에 벌점 120점이 부과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정식 단속 시작 이후인 6월 한 달간 이 구간의 차량 평균 속도는 1년 전과 비교해 10% 넘게 줄었다. 노해로 구간단속 구간은 정의여중입구사거리∼쌍문1동주민센터 왕복 4차로 중 미아사거리 쪽 방향 편도 2차로다. 이 구간에는 도로변에서 200m 내에 초등학교 3곳이 있다. 구간 전체는 제한최고속도가 시속 30km인 ‘어린이 보호구역’이다. 주택이 많아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보행자의 통행도 잦다. 경찰이 고속도로에서만 이뤄지던 구간단속을 지난해 이곳에 도입한 이유다. 기존 단일 지점 단속은 카메라 밑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과속’을 막지 못했다.
단속구간 중간에 다른 도로로 빠지는 차량 문제도 크지 않았다. 당초 도심 일반도로 특성상 과속을 우려한 운전자들이 중간에 차를 샛길로 돌려서 단속을 피하려고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6월 노해로 구간단속으로 679건이 적발됐다. 하루 평균 약 22건으로 경찰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도심 구간단속이 아직 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해로 주변에서 자영업을 하는 조모 씨(51·여)는 “남편이 최근에 적발됐다. 단속을 알고 있었는데 평소 습관대로 달리다 보니 속도를 좀 넘겼던 것 같다. 적발 후에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심 구간단속은 전국으로 확대된다. 경찰은 연내 울산 남구, 경기 시흥시, 강원 춘천시, 경남 창원시, 제주 등에서 도심 구간단속을 진행하기로 했다. 울산은 태화강 남쪽에 있는 강남로의 남부소방서∼월진마을 구간 2.2km에서 시행한다. 이곳은 왕복 4, 5차로의 일반도로로 제한최고속도가 시속 60km다. 직선으로 뻗어 있어 과속이 잦다. 나머지 지역은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협의를 거쳐 연내 확정할 방침이다.
도심 자동차 전용도로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내부순환로 홍지문터널∼종암나들목 약 10km(시속 70km)의 구간단속을 도입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하고 있다. 서울시 자동차 전용도로 가운데 처음이다. 곡선 도로 특성상 안전 확보와 과속으로 인한 도심 소음 피해 저감을 위해서다. 올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