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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인어’ 꿈에 스파르타 훈련도 즐거워

입력 | 2018-07-25 03:00:00

25일 일본 전지훈련 떠나는 ‘혼영 여왕’ 김서영





“오늘 장티푸스 등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생각보다 아파요. 아이고야(웃음).”

다음 달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출전을 앞둔 한국 여자수영 간판 김서영(24·경북도청)은 자신감이 넘쳤다. 24일 예방주사 준비까지 마친 김서영은 25일 일본 오사카로 출국해 여자 개인혼영 200m와 400m 금빛 물살을 향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김서영은 박태환(31·인천시청)이 불참해 메달 전선에 비상이 걸린 아시아경기 수영 종목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인혼영 200m에서 여자 개인혼영 국제대회 사상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한 김서영은 올해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개인혼영 200m에서는 자신이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한국기록을 넘었다. 당시 김서영은 “근력과 스피드 향상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는데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 선발전에서 김서영이 기록한 2분8초61은 올 시즌 세계 1위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딴 강력한 라이벌 일본의 오하시 유이(23·2분8초92)도 아직 못 넘었다. ‘개인혼영 200m 금메달은 김서영 몫’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4월 열린 수영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아시아경기 금메달 유력 주자로 떠오른 김서영의 올 동아수영대회 때 모습. 25일 마지막 담금질을 위해 일본 오사카로 향하는 그는 “자카르타의 더운 날씨도 문제없다”며 아시아경기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동아일보DB

5월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자유형 200m에 출전해 한국기록에 불과 0.04초 뒤진 1분58초68로 우승한 것. 전광판 기록을 확인한 뒤 아쉬움에 웃으며 물을 ‘탁’ 쳤던 김서영은 “힘이 조금 남았는데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때 그 느낌’을 이어가기 위해 김서영은 최근까지 2개월 넘도록 강도 높은 훈련에 매진했다. 오전·오후 2시간 반씩 물속에서 훈련을, 물 밖으로 나온 뒤 1시간 반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훈련 전후로 스트레칭까지 하면 직장인의 하루 일과 시간을 훌쩍 넘어선다. 김서영은 “‘국내에서 잘하는 선수’가 꿈이던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훈련 강도”라면서도 “꿈이 커져 몸이 힘들어졌지만 마음은 웃으며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의 업이 된 수영을 김서영은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그에게 수영은 마치 ‘도장 깨기’와 같은 과정이었기 때문. 다섯 살 때 엄마 손을 잡고 수영장에 갔다 수영을 시작한 김서영은 2005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첫 개인 메달(동메달)을 획득한 뒤 동기부여를 받아 엘리트 선수가 됐다. 그 뒤 국내무대를 평정하고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아시아경기에서의 목표도 ‘금메달’. 김서영은 “값진 결과를 얻는다면 다음 도전을 위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섭씨 40도 안팎에 습도까지 높은 자카르타의 8월 더위는 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큰 걱정거리다. 하지만 악명 높은 무더위도 김서영을 막지 못할 듯하다.

“제가 추위를 조금 타서 더운 게 더 좋아요. 어차피 물속인걸요. 오전에 (오사카로) 이동하는데 오전 훈련 못 할 게 더 걱정이에요(웃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