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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 年학원비 1227만원>의대 등록금 962만원

입력 | 2018-07-25 03:00:00

교습비-급식-차량비 등 포함… 4년제大 평균 등록금의 1.8배




직장인 임모 씨(36)는 여섯 살 딸을 지난달부터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보내고 있다. 영어를 배우면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딸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학원비는 월 120만 원, 맞벌이인 임 씨 부부에게도 적잖은 부담이다.

서울에서 자녀를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보내려면 월평균 102만 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소재 반일제(하루 3시간 이상) 수업을 하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251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학원비는 교습비와 급식, 통학차량비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연평균 학원비는 1227만 원으로 4년제 대학 연간 평균 등록금(671만 원)의 1.8배였다. 심지어 등록금이 가장 비싼 의학계열 연간 평균 등록금(962만 원)보다 265만 원 비쌌다. 학원비가 가장 비싼 강남 소재 A학원의 연간 학원비는 2692만 원으로 전국 대학 중 가장 비싼 이화여대 의대 등록금(1289만 원)의 두 배 이상이다.

서울 소재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2015년 225곳, 2016년 237곳, 지난해 251곳으로 매년 늘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구에 251곳 중 66곳이 있다. 이곳에 인접한 강동·송파구(37곳)까지 합치면 강남 일대에 서울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41%가 몰린 셈이다.

학원들의 월평균 수업 시간은 5942분이다. 주 5일 문을 연다고 가정하면 하루 수업시간은 5시간으로, 초등학교 1, 2학년 하루 평균 수업시간(3시간 20분)보다 1시간 40분 더 길다. 사걱세 측은 “과도한 조기 영어교육을 바로잡겠다는 교육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학원 수가 계속 늘고 있다”며 “과잉 수업은 영유아 발달을 저해하고, 가계에도 경제적으로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