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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능서 기하·과학Ⅱ 빼면 이공계 사망선고” 科技계 호소

입력 | 2018-07-26 00:00:00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13개 과학기술단체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범위에 ‘기하’와 과학 심화과정인 ‘과학Ⅱ’ 과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2022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수학·과학 출제 범위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이공계 사망선고”라는 반발이다. 교육부는 현재 중3 학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문·이과 통합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목표와 함께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줄여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적이 있다. 2007년 이후 진행된 교육과정 개편에서 수학·과학의 교과 난도가 낮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 기간 실제로 사교육이 줄었는지는 의문이다.

과학기술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요 선진국들이 수학·과학 교육 비중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 주장도 곱씹어 볼 만하다. 미국은 ‘프로젝트 2061’을 통해 국민의 수학·과학 소양 제고에 나섰고 영국은 지난해 16∼19세 학생들의 수학교육 강화 명목으로 관련 예산을 향후 2년간 1600만 파운드(약 230억 원) 증액했다. 대학입시에서도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핀란드 중국 등이 우리의 기하나 과학Ⅱ 과정 수준 이상의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맞는 학문적 토대를 고교 과정부터 쌓지 않으면 이들 국가와 다른 출발선에서 기술 경쟁을 벌이게 된다. 교육이 하향 평준화하면 국가 미래가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