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입사 배원호 분석원 문학서 홈런 많이 맞는 이유 찾다 홈이점 살릴 거포영입 정책 제안 현장 경험도 중요해 출장도 잦아
‘SK야구 수학 토크 콘서트’에서 숫자로 보는 야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배원호 SK 데이터분석원. SK 제공
배원호 SK 데이터분석원(32)은 2015년 SK에 입사한 뒤 ‘문학 맞춤형 거포 수집’ 프로젝트에 앞장섰다. 이런 팀 컬러의 변화는 그가 평범한 응용통계 전공 대학원생 시절 가졌던 의문에서 시작됐다. 2012년 석사 논문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일 밤을 새웠던 그에게 야구는 고된 밤샘의 벗이었다. 인천 출신이라 SK 경기를 챙겨 보기 시작했다. 본업이 데이터 분석이다 보니 의아한 점이 하나 눈에 띄었다.
“문학은 상대적으로 구장이 작아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친화적인 구장인데 SK는 홈런보다 피홈런이 많았어요. 다른 팀 선수들은 와서 홈런을 뻥뻥 치는데 당시 SK 라인업에는 덩치 크고 장타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없었어요. 홈구장의 이점을 활용하지 못한 거죠.”
데이터분석원은 예전에는 지도자의 감에만 의존했던 부분에 정량적인 데이터를 제공해 선수 육성, 선수단 구성, 경기 운영 등 구단 의사결정의 전반을 돕는다. 그렇다고 숫자만 만지는 건 아니다. 지난주에도 부산 출장을 다녀왔다는 배 분석원은 “정량적인 측면 외에 현장 의견도 상세히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배 분석원은 자신의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야구와 수학을 주제로 ‘수학 콘서트’도 열었다. 연고지인 인천 지역 학생들이 대상이었는데 ‘200명만 오면 다행’이라 여겼던 예상과 달리 참가 접수 나흘 만에 신청자가 600명을 넘어 급하게 장소를 옮겨야 했다. ‘수학은 배워서 대체 어디에 써먹느냐’는 궁금증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살아있는 수학을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벌써 ‘다음 콘서트가 언제냐’는 문의도 들어온다.
인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