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무사 계엄문건 관련 수사… 여야 “수사뒤 국회 청문회 개최” 국방부-기무사 ‘송영무 국방 발언’ 전면전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과 관련해 군 내 하극상 사태까지 벌어진 가운데, 검찰이 문건 작성 지시와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 음모 혐의 등을 적용해 출국금지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당국은 한 전 장관이 계엄 문건 작성에 직간접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출금 조치했다”고 전했다. 한 전 장관 측은 출금 결정에 대해 동아일보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이와 별개로 군 특별수사단은 이날 기무사 본부와 계엄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관계자 10여 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컴퓨터와 관련 기록을 가져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등 여야 원내대표는 민군 특별수사단의 수사 후 별도로 국회 청문회를 열어 이번 사건의 전모를 조사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9일 “계엄 문건이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발언했을 당시를 기록한 기무사 문건을 공개하며 조속한 국정조사를 요구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송 장관과 기무사 측은 이날도 송 장관의 발언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민병삼 100기무부대장(육군 대령)은 이날 동아일보와 만나 “매주 월, 수요일 오전에 열리는 장관 간담회에 참석해 장관 말씀 등 주요 내용을 메모한 뒤 기무부대로 복귀해 문건으로 만들어 사령부에 보고해왔다”며 “9일에도 송 장관의 발언 내용이 포함된 문건(4쪽)을 만들어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송 장관이 9일 문제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관계확인서’를 작성해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서명을 받아내려다가 민 대령이 반발하자 중단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이 문건의 사본에는 민 대령을 제외한 참석자 10명이 서명했다. 이에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송 장관이 (평소 말할 때) 주어, 술어를 명확히 얘기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민 대령이) 다른 걸 보고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 게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