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력수요 주춤했는데도 정전… 사흘째 최대수요 9000만kW 넘어 산업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 전문가 “예측실패 인정하고 대비를”
정전 아파트에 얼음 긴급지원 25일 전기 공급이 끊긴 서울 노원구 장미아파트 주민들이 얼음주머니를 받아가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전날 밤 무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해 변압기가 망가졌다. 25일까지 전력이 복구되지 않자 구에서 물과 얼음을 긴급 지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5일 최대 전력수요가 사흘 연속 9000만 kW(킬로와트)대를 나타낸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정전 사고가 이어져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최대 전력수요는 9040만 kW였고 예비율은 9.8%였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전날보다 2도 낮은 35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다소 주춤하면서 정부가 예상한 이날 최대 전력수요인 9300만 kW까지 증가하지는 않았다. 전력수요가 감소했는데도 일부 지역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전력 수요가 정부 예측을 벗어나 폭증하면서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현재 전력수요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기업 대상 수요감축요청(DR)을 시행할 경우 총 422만 kW를 감축할 수 있고, 발전기 출력 조정, 공공기관 비상 발전기 가동 등을 통해서도 추가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부는 현재 휴가철을 앞두고 각 기업이 집중 조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DR를 발동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기업들이 휴가철 직전 집중 조업하는 기간으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금요일(27일) 이후로는 전력수요 증가세가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8차 계획은 전력수요를 매우 보수적으로 예측했다”며 현재 계획을 유지한다면 올여름 이후에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