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은 경제무역 전략의 충돌… 무역전쟁 장기화 피하기 어려워 양국의 역량 차이 확실히 알게 돼 中, 반격하면서도 냉정하게 대응… 양국 관계 변화 가능성은 낮아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
무역전쟁은 트럼프 정부의 ‘즉흥 작품’이 아니다. 트럼프와 정책팀은 청사진에 따라 전 세계 자유무역 규칙의 변화를 강행하려는 것이다. 중국에 무역전쟁을 일으킨 것은 미중 무역적자 수치를 낮추고 미국의 중국 수출을 늘리려는 이유만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이 수입 상품의 관세를 낮추도록 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게 하고, 시장 개방을 전면 확대하게 하며, ‘중국제조 2025’ 등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과 혁신 산업 등의 영역에서 미국의 글로벌 우위를 대체하려는 산업 정책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은 시작부터 트럼프 정부로부터 무거운 압박을 느꼈다. 5월 초부터 지난달 초까지 세 차례의 미중 경제무역 고위급 협상을 통해 미국 농산품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협상은 끝내 실패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트럼프 경제무역팀의 매파가 중국의 양보를 ‘실질적’이 아니라 ‘기술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중국 시각에서는 중국의 양보는 충분히 크다. 중국은 트럼프의 강한 압박에 따라 중국 경제산업 정책의 전체적인 성질을 빠르게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며 이를 원하지도 않는다.
중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은 미중 경제관계를 해칠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혼란과 동요를 가져올 것이다. 중국은 무역전쟁을 반격하는 과정에서 전혀 고립돼 있지 않다. 베이징은 지금까지 무역전쟁에 반격하면서 냉정하게 대응했다. 트럼프의 계속된 관세 위협에 대등한 보복 조치를 계속 취하지는 않았다.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민족주의 반미 정서가 높아지지 않도록 중국 관영매체들이 트럼프 정부에 ‘강한 비판’을 하지 않았다. 중국 자신의 시장 경쟁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통해 트럼프가 가져온 미중 무역 충격을 해소하려 했다. 특히 미중 양국 간 경제무역과 안보 영역에서 동시에 큰 위기가 발생하는 걸 막고 각종 분쟁을 관리하고 문제가 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진핑 정부의 중요한 방침이 됐다.
따라서 무역분쟁 때문에 미중관계에서 ‘질적 변화’가 출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자국의 파워가 어떤지 인식했다. 중미 간 역량의 차이가 주는 ‘모닝콜(wake-up call)’을 확실히 이해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 일종의 영리하지 못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정서가 나타났었다. 중국의 종합 파워가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중 무역전쟁에 앞서 발생한 ‘ZTE 사건’은 중국 정부와 사회로 하여금 제조업, 금융, 혁신 산업, 핵심 첨단기술, 제조능력에서 미국과 중대한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했다. 중국 지식사회의 주류는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정부로 하여금 중국 경제 운영과 자원 배치 과정에서 시장의 작용을 확대하게 하고, 세금을 대폭 감면할 필요성을 확대하며, 이 기회에 중국 시장 경제체의 지위를 높이는 등의 작용을 했다고 인식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무역전쟁은 중국 개혁개방 역사에서 새로운 ‘조용한 혁명’이 시작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그렇다면 중국 인민은 결국 무역전쟁의 승자가 될 것이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